요즘 한 보건대학생들이 중국길림성대학에서 해부실습 후 카데바(시신)로 장난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유포되면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일부 언론들의 정확하지 않은 어휘선택으로 인해 의료계에서는 의대생들이 아니라며 유감을 표출하고 있고, 네티즌들은 아고라 청원까지 내는 등 분노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사를 접하는 필자도 너무나도 어이없어 상식이하, 개념미달, 인간이 안됐다고 보고 있다.
해부연구용 카데바는 100% 기증에 의해 수요가 충족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때 해부연구용 카데바 부족으로 우리나라 의학계의 발전이 더뎌지고 있다는 기사를 5~6년 전에 접했던 기억이 있는데, 기사에서 보듯이 중국까지 가서 해부실습을 하는 지경이다. 게다가 기증으로 이루어지는 실습이니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M net에서 연예인 단기교육생으로써 대학생활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거기서 의대수업과 수의학 수업을 엿볼수 있었는데, 인체해부실습은 물론 동물해부실습까지도 수업시작 전 감사와 명복을 비는 기도를 올린다. 정말 더 없이 감사해야 하고 발전을 위해 사후(死後)까지 희생하신 것에 대한 보답으로 메스를 놀리는 순간순간 조심해야함은 물론이요, 생명이 없다고 하여 물건보듯이 보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 . 런 . 데
어떠한 의식에 가까운 실습에서 진지하기는 커녕 장난기 다분한 사진을 찍은데다가 자랑스럽게 올리며
갈비뼈를 자르는데 쾌감이 들었다, 징그럽다, 이게 사람이냐, 밥맛 떨어진다 등등의 코멘트를 달았다는것이 분노케 하는 것이다.
보건계열에는 많은 직종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병원관련 직종에서 의사와 간호를 제외하고는 모두 (행정, 의무기록, 임상병리, 작업치료(물리치료, 음악치료 등), 응급구조, 의료공학(공학과 반쯤 걸쳐있지만 엄연히 보건계통이다), 방사선 등등 굉장히 포괄적이고 다양하다.)보건계통이라고 보면 되는데 어느 곳 하나 사람과 닿아있지 않은 곳이 없다. 게다가 '물의'를 빚고 있는 당사자들은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 찰나의 시간이 생명을 살리느냐 못살리느냐의 기로에 선(군대로 치면 최전방), 환자의 생명을 1차적으로 살리는 아주 중요한 임무를 띄는 '응급구조학과' 학생들이다.
내가 만약 사고가 생겨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에 저런 사람들에게 내 목숨과 1차적인 치료가 맡겨진다?
소름돋는다. 후덜덜하다.
이송 중 내가 다친 곳을 보며
'우왕 이런 사고나면 이렇게 다치는구나ㅎㅎㅋㅋ 상처 만지니까 쾌감이 드는데?ㅋㅋㅋㅋ' 라고 할 것 같다. 지나친 비약인가?
해당 학교에서 올린 교수진과 학생들의 사과문이다. '학생과 교수에 대하여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 라고 돼있다.
진짜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까? 여기서 왜 조치라고 해놨을까?
이러고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수작이 아닐까?
'사실을 확인 중이며 명확히 밝혀진 후에' 여기도 이상하다. 이미 증거들은 흩뿌려져 있고, 그 자리에 담당교수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만 확인하면 되는 것 아닌가?
담당교수와 해당 학생들에게 처벌을 내리겠다는 말이 나와도 시원찮을 판에 상응하는 조치라니?
상응하는 조치가 뭐길래? 흔히 얘기하는 교칙에 따른 어쩌구저쩌구는 아니겠지?
교수진의 사과문 밑에는 1+1의 느낌인 사과문으로 1+1으로 수상한 학생사과문이다.
'우리'가 아닌 '저'라고 돼있고, 줄 쳐진 부분은 홈피에 올라와 있던 내용의 캡춰가 그대로 돌아다니고 있는데 안했다고 하는 너무나도 뻔뻔한, 예를 들어 '술 마시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안했다', '술 먹고 때렸지만 폭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본다.
학생이 학교측에 쓴 반성문을 학교측에서 적당히 수정해서 올린 것이라 사료되는데 깊게 반성하고 있는것도 안느껴지고, 진심도 안느껴진다.
아마 당사자들은(교수나 학생이나) '아우, 18 적 됐다' 이러고만 있을 것 같다.
나는 학교 다닐 때 프로그래밍 실습과 회로실습을 했었는데 컴퓨터 앞에, 회로 앞에 고작 두시간 앉아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실습이 끝나면 쾌감은 커녕 진이 다 빠졌었는데, 해부실습이 끝났다고 해서 쾌감을 느꼈다는 것도 개인적으로 말 같지도 않은 소리다.
암튼 사과문은 앞 뒤 안맞다. 성의도 없다. 진심도 없고, 진심이 없는데 반성이 있을 것 같나?
학교는 사과문으로만 때우려고 하면 안된다. '보건대학'이라고 이름지었는데 이 일을 얼렁뚱땅 넘어가면 쓰레기 학교 취급되는건 물론이고, 기타 다른 학생들도 졸업 후 어딜가도 쓰레기학교 나온 사람으로 되는 것이다.
'A씨 어디 학교 나왔나?'
'저 D보건대 나왔습니다.'
'아! 그 카데바로 장난쳤던 학교? A씨가 장난쳤던건 아니지?ㅋㅋㅋ'
얼마나 스트레스 받을까...ㅡㅡ;
어느 댓글에 '반성하고 있다면 용서해줄 줄 아는 미덕도 필요합니다' 라고 돼있었는데
법적인 처벌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뭐 사실 법적인 처벌은 없다) 용서 되는게 있고 안되는게 있는 것이다. 다른 공부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닌 생명을 다루는 공부를 하는 사람이 한 행동이다.
학교는 연루된 학생(교수)들을 퇴학(퇴직)시키고, 보건의료계열의 학교 및 교육기관에 입학, 관련 분야로의 취직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미 저질럿던 행동에서는 옳고 그름의 구분력과 사명감 따위는 안드로메다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사람들이 위급상황에서 우리를 진정 돌봐줄 수 있을까?
덧1)
일부 기사에서 잘못된 설명이 하나 있었는데, 카데바는 '해부연구용으로 기증받은 시신'이 아니라
'시신' 자체를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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